<성명서>
국제 테러 반대!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반대!
이주 노동자에 대한 불신 및 인권침해 반대!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으로 희생된 사상자 및 부상자 그리고 큰
슬픔과
비탄에 젖어 있는 유가족과 친지들에게 위로를 드리며, 절망과 좌절을 딛고
다시금
새출발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용기와 격려를 드리는 바이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미국은 이번 사태 직후 이슬람계 반미테러주의자를 지목하고 그의
은신을
돕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21세기 최초의 전쟁으로 명명된 이번 전쟁이 불러올 영향은 국제사회는 물론
한국에도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결과를 끼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비단
한국인뿐
아니라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특히 약소국가 출신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 더욱
큰
정신적 고통과 공포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한국에는 이미 40여 개가 넘는 약소 국가들로부터 이주해 와서 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평소에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은
일촉즉발의 전쟁위협 속에서 더욱 심한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외국인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는 이번 사건에 있어 미국이 최대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최대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세계의 평화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모든 종류, 모든 형태의 국제 테러 반대 !
이번 미국 내에서 발생한 테러로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인륜을 저버린 사건이다. 그렇기에 이번 테러를 자행한 집단은 반드시
밝혀져
처벌을 받아야 하며,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한 그 어떠한 테러를
반대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또한 더 이상 이와 같은
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 침공 반대 !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처음부터 전쟁으로 이끌어 가고 있으며, 아직
정확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한 국가를 설정하여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국제법상
있을 수 없는 중대한 실수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보복 공격이 예상되는 아프카니스탄 시민은 극도의
전쟁
공포 속에서 수도를 비롯한 모든 지역에서 난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의
시민과
카불의 시민이 무엇이 다른가? 또한 국경을 대하고 있는 파키스탄 역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까 대다수 국민들이 크게 걱정하며 전쟁 반대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이다.
부시 행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미사일 방어체제(MD 전략)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세계를
다시 군사적 대결 구도로 이끌어 가고 있으며, 이런 정황에서 테러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군사적인 힘의 우위를 재확인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은 전세계를 전쟁과 분쟁이라는 엄청난 재앙으로 이끌 것이며, 이는 결국
평화와
공존에 위배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계획은 철회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고,
또한 한국 정부의 전쟁 지원에 대한 입장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불신 및 인권침해 반대 !
이번 테러 사건은 특별히 미국 및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 남미계, 아시아계, 특히
중동지역
이주민들은 외출을 삼가며, 무차별 검문, 편견 및 분풀이 보복 등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도 파급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에는 현재 약 40개가 넘는 국가로부터 3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영세
중소기업의
3D 업종에서 생산을 감당하고 있다. 이들이 겪는 현실은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와
피해
보상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체불은 이미 일상적인 일로 변했으며,
작업장
내에서 언어 폭력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열악한 작업장
환경(분진,
소음, 공해, 장시간 노동, 심한 육체 노동 등)과 열악한 주거 환경(위생 불량,
화재위험, 콘테이너박스 생활, 공장내 매연 등)으로 피로도가 누적되어 한시라도
산업재해의 위험을 안고 일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러한
많은
인권피해, 심지어는 성폭력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테러 사건으로 한국에서 일하는 아시아계, 특별히 중동지역 노동자들은
정신적,
심리적으로 한층 더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외노협은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보여준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종적 편견에 기초한 차별과 배타의 정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크게 확대될 수 있음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
한국에서 힘들게 노동하고 있는 중동지역 노동자들은 이번 사건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커다란 걱정과 염려를 하고 있으며, 평화적인 해결을 기원하고 있다.
그렇기에 거듭해서 인종적, 종교적인 편견으로 인한 오해와 냉소가 한국 사회에서
발생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호소하는 바이다.
이에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는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발표하는 바이다.
- 어떠한 명분의 테러도 반대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 미국 행정부가 공정하고,
정밀한
수사를 통해 테러범을 가려내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
-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전쟁을 적극 반대하며, 전쟁으로 평화를 이룰 수
없음을
명백히 선언한다.
- 세계의 약소 국가들로부터 한국에 온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배타,
냉소의
정서가 이번 사건을 통해 증가되어서는 안되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2001년 9월 17일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회장 최의팔(직인생략)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회, 갈릴래아, 경기북부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법률구조센터,
경남
외국인노동자 상담소, 경산 외국인노동자 교회, 광주 외국인근로자 선교회,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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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여성노동자 상담소, 한국 이주노동자 인권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