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칸 공습에 대한 풀꽃세상의 생각과 반전단체들에 드리는 제안
인류역사상 유일 초강대국 미국은 기어이 영국과 함께 아프칸 공습에 나섰습니다.
테러를 뿌리 뽑겠다는 미국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양심세력들은 미국의
아프칸 공격의 부당성에 대해 강도 높게 성토하고 있습니다. 풀꽃세상 또한 명백히
새로운 세기의 첫전쟁 발발국인 미국이 말하는 자위권 발동에 참을 수 없는 실소를
표하며, 미국의 야만적 아프칸 공격이 명백한 반미집단에 대한 무차별 테러이며 이
행성을 영구토록 미국의 지배 아래 존속시키려는 무모한 범죄적 패권주의의
발로임을 분명히 천명해 둡니다.
연기가 있는 곳에 불이 있다는 진리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살테러의
비극이 양차대전 이후 통제불가능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 그동안 저지른
오만방자했던 연기의 결과였음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했습니다.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쉬운 선택이 아니라, 슬픔을 딛고 화해와 관용을 선택함으로써 진정한
세계평화를 실현할 수도 있을 절호의 기회를 미국은 쉽게 포기하고야 말았습니다.
미국은 위대한 화해의 선택이 아니라 보복의 정당성을 위해 지속적인 대중조작과
공포에 바탕한 국제적 여론몰이를 통해 아프칸 공격의 정당성을 입증할 자료의
부족을 메꿔오던 중, 기어이 공습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일이 결단코 미국이 겪은 비극의 해답이 아니며, 근거없는
인종우월주의 또한 진정한 평화와 공존을 불가능하게 하는 분열과 파괴의 독단임을
경고하는 소수 양심의 소리들을 미국은 끝내 묵살했습니다.
이미 어느 때보다 강도높은 융단폭격을 개시한 미국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소리는
자칫 메아리로 돌아오기 십상입니다.
이 기회에 적극 참전으로 인해 평화헌법을 고치려 드는 일본의 호전성, 약소국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정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발 빠르게 무차별 생명파괴에
대해 전폭지지를 표방한 조국 정부의 선택에 대해 슬픔과 참을 수 없는 비애를
느낍니다.
하지만 미국은 반성할 리 없고, 우리 정권의 선택은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나아가 파병을 결정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초강대국에 의해 수십년간 자식들을 잃고 궁핍에 빠진 결과, 성전을 선포하고
결사항전으로 미국의 공습에 맞서는 아프칸 이슬람 항전의 불가피성을 풀꽃세상은
인류애의 이름으로 전폭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이슬람 지도자들의 선택과 아랑곳없이 회복 불가능한
생태계 파괴와 함께 수백만명의 아프칸 민중들이 피란 도중 기아와 질병으로
쓰러져 가고 있는 참혹한 현실에 대해 풀꽃세상은 권력이 개인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든 형태의 국가주의의 한계를 직시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는 반전의 성명서 발표만으로는 그러나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 시기, 당연한 분노라 할 수 있는 전쟁중단과 반성촉구만으로는 그러나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것은 민중의 양심의 소리에 집권권력이 얼마나 냉담해왔는가를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눈치를 봐야 정치적 경제적 존속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천박한 실리주의에
의해 행동하는 분단국 정부의 주체성 없는 선택과 관계없이 시민단체들은 이때
죽음에 직면해 있는 이슬람 민중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일까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풀꽃세상은 이 참에 모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모든 반전단체들에게 겸손한 마음으로
긴급히 제안합니다.
필요하고 가능한 행동들을 모색해서 죽음에 직면한 이슬람 민중들을 도울 구체적
방법을 찾아봅시다. 그리하여 그 방법들의 구체적 현실태인 다양한 물적 자원과
미국의
힘으로도 파괴될 수 없는 우리들의 인류애를 아프칸 이슬람권의 고통받는 민중에게
전달합시다. 그런 구체적 행동을 위한 기구체를 결성하든가, 이미 형성된 기구체의
이름으로 구체적 행동으로 돌입하기를 제안하고, 희망합니다.
그런 구체적 행동만이 전쟁을 다만 규탄하고 바라만 봐야 하는 우리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한걸음 더 공존과 평화의 대열에 합류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는 분노와 흥분의 단계를 지나 구체적 행동이 수반된 진정성으로만 힘의
폭력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풀꽃세상의 겸손한 제안이 숙고되어 아름다운 메아리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2001. 10. 9 미국의 아프칸공습 사흘째
풀꽃세상을위한모임
www.fulss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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