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논평]
'보복'은 또다른 '테러'를 부른다
- 미국의 전쟁불사 테러보복계획은 악순환을 낳을 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미국 본토를 강타한 테러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이러한 테러에 대해 전쟁에 준하는 응징과 보복을 할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또다시 전세계적인 참화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여론조사에서 미 국민의 80% 이상이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답하고
있고, 벌써 이번 테러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전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드는 느낌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테러는 인류와 문명의 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테러로
죽음을 당한 수많은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
또 이번 테러로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적인 피해를
당한 미국민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테러에 대한 보복이 또다른 테러를 낳고 이러한 사태발전이 전쟁으로까지
확대된다면 이는 미국을 위해서나 전세계를 위해서나 모두가 원치않는 치유불능의
악순환만 되풀이하는 셈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이러한 처참한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전세계적
차원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점에서 미국은 그간의 힘을 앞세운 패권적인
세계전략이 제 3세계 국가들에 얼마나 많은 분노와 증오를 불러왔는지, 일방적인
세계화가 왜 전 세계적으로 많은 비판과 반대에 직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겸허한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테러의 책임자를 색출하고 처벌하려는 미국의 자위적인 노력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넘어서는 대량 보복 공격은 자제되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지구상 유일 강대국 미국의 정치력과 지도력이 진정으로
시험받는 때이다. '대립'과 '지배'가 아니라 '평화'와 '공존'을 위한 미국의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끝>
대변인 이 상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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